여행+

[여행+레저] 새벽 황금빛 마터호른 보면 1년내내 운수대통이래요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대자연의 위용을 보여주듯 장엄하게 솟아 있는 스위스의 마터호른. [사진제공 = 스위스관광청]

알프스산맥의 최첨단 마터호른(Matterhorn).

파라마운트사가 만든 할리우드 영화 오프닝에 자주 등장하는 설산 로고는 바로 마터호른을 그린 것이다. 높이 4478m. 45도 경사의 깎아지른 듯한 암벽이 1500m 이상 솟아오른 피라미드형 빙산은 '꿈 속의 산'이라고도 불린다. 현실이라기보다 잠시 마법에 걸려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풍경이다. 새벽 첫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변한 마터호른의 봉우리를 보면 1년 내내 운수대통이라는 말도 있다. 누군가 기원을 담아 지어낸 구전이겠지만 황금빛 산봉우리를 꼭 볼 수 있길 염원하며 마터호른을 찾았다.

제네바 공항에서 브리그행 기차를 타고, 비스프역에서 환승하면 체르마트(Zermatt)에 도착한다. 구름 한 점 없는 쨍한 하늘과 유리알 공기. 시리도록 파란 창공을 찌르면서 솟아오른 마터호른의 봉우리와 마주치자 숨이 막혔다. 마터호른의 별명이 왜 '초원의 뿔'인지 실감했다.

청정미의 절정. 마터호른의 위용이 장악하고 있는 체르마트에 이보다 적절한 묘사는 없을 듯하다. 눈앞에 자동차가 지나가는 순간 숨을 들이마셔도 상쾌했다. 과장이 아니다. 체르마트의 모든 차량은 전기차니까. 시는 절대적 청정성을 지키기 위해 가솔린 차량의 진입을 아예 막아버렸다.

만년설이 쌓인 새하얀 산을 오르는 빨간 열차. 그것과의 대면은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였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만년설이 내려앉은 알프스 절경 속 빙하특급열차.

얼마나 오래 꿈꿔온 순간이던가. 알프스를 그림엽서 보듯 느긋하게 감상하기 위해 시속 40㎞의 가장 느린 '빙하특급'을 택했다.

높고 넓은 창문 밖으로 장엄한 알프스의 산과 초록빛 목초지가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 아찔한 협곡 사이사이를 잇는 291개 철교와 91개 터널이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가장 높은 해발 2033m의 오버알프(Oberalp)가 클라이맥스다. 열차는 체르마트에서 생모리츠까지 총 270㎞를 8시간 달렸다. 안데르마트, 쿠어 등 네 번의 중간경유지가 있으니 마음에 드는 구간만 감상해도 된다.

청정도시 체르마트는 전 세계 하이킹족으로 붐빈다. 블라우헤르트와 수네가 사이에 놓인 다섯 개 호수를 따라 걷는 코스는 날씨만 받쳐준다면 일생일대의 체험이 될 듯했다. 하이킹 초보인 나는 내리막길인 블라우헤르트 출발 코스를 택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아랫마을 투프테른까지 마터호른을 정면으로 마주한 채 걷는다. 장엄한 마터호른의 자태에 숨이 막히면서도 걷다가 이따금씩 만나는 알프스 장미, 에델바이스 등 야생화에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어느 호숫가 앞에서는 일광욕하는 하이킹족과 마주쳤다.

그 유명한 라이 호수였다. 물 위로 마터호른의 자태가 가장 영롱하게 비친다는 호수다. 거울 같은 수면 위에 찰랑이는 마터호른의 하얀 봉우리를 보니 이건 말 그대로 하늘이 내린 혜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르마트에서의 마지막날. 꼭두새벽부터 눈이 번쩍 떠졌다. 새벽 햇살 속 황금빛 마터호른을 봐야 했기 때문이다. 날이 밝았는데 여전히 뿌연 빛의 마터호른에 실망하다가 7시가 넘어서자 드디어 마터호른 꼭대기가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무의식중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동안 마터호른은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변신하고 있었다. 행운에 대한 기원은 잊었다. 그냥 그 순간이 황홀했고 행복했다. 그래서 알프스를 가는가 보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 롯데관광의 스위스 완전일주 9일 상품은 대한항공 직항이다.

45인승 이상 신형 전용 차량을 이용한다. 코스에는 마터호른을 만나볼 수 있는 체르마트 관광과 알프스산맥 깊은 곳의 로이커바드 온천욕, 수네가 호수 하이킹 코스, 스위스 전통음식이 포함된다. 상품 문의는 롯데관광 홈페이지 또는 유럽팀

[김수민 여행+ 작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