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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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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맛있는 미국 켄터키의 프라이드 치킨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흰머리, 흰 양복에 나비 넥타이를 매고 여유로운 풍채를 과시하며 미소 짓고 있는 어떤 할아버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최근엔 그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꼽히는 KFC 치킨. 그 입구를 지키고 계신 커넬 할랜드 샌더스 할아버지가 그분이다.

샌더스가 처음 음식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40년 켄터키주 남부의 작은 마을 코빈에 주유소와 함께 식당을 만들면서부터라고 한다. 처음부터 사업은 번창했고 대령을 뜻하는 '커넬'이라는 명예 호칭도 생겼다.

하지만 샌더스가 본격적인 프라이드 치킨 영업을 시작한 곳은 의외로 미국 북서부 유타주의 솔트레이크 시티다. 중간에 큰 실패를 겪으며, 식당에서 만든 자신만의 조리법을 로열티를 받고 판매하겠다는, 세계 최초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의 조리법과 판매 방식을 최초로 구입한 피트 하먼이 솔트레이크 시티에 매장을 열었다. 11가지 비밀을 지녔다는 특별한 조리법, 청결하고 친절한 매장, 거기에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필요로 하던 20세기 미국의 시대적인 요구가 더해져 샌더스의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은 순식간에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샌더스의 동업자이기도 했던 피트 하먼은 미국 남부만의 따뜻한 기후와 풍부한 손님 접대 상차림을 떠올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으로 처음 매장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은 하먼이나 샌더스가 새롭게 만들어낸 음식은 아니었다.

미국 중남부의 켄터키주는 주요 산업이 농업인 대표적인 주 가운데 하나. 식재료가 풍부한 곳이다. 아팔래치아 산맥과 테네시강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옥수수, 콩, 밀 등의 작물이 대규모로 재배되고 소, 양, 돼지 등의 가축 사육과 낙농업도 성하다. 미국을 대표하는 위스키 버번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또 켄터키주는 다양한 음식문화가 흥미롭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18세기 이후 본격적인 유럽 이민이 시작되면서 독일계 이주민들이 이곳에 모여들었다. 육가공품과 소시지, 밀, 감자 등을 이용하는 독일식 음식문화에 옥수수, 토마토 같은 아메리카 토착 식재료가 더해졌고 아프리카로 노예들의 식문화와 멕시코로의 영향도 함께했다. 미국 남부 특유의 진하고 감성적인 문화적 배경 속에 켄터키만의 독특한 색채가 생겨났다.

이런 켄터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조리법 중 하나가 재료의 진한 맛을 최고로 응축시키는 튀김. 스테이크, 소시지, 야채까지 튀겨 먹지만, 그중에서도 집집마다 다른 맛을 자랑하는 프라이드 치킨이 '고향'과 '집'을 떠올리게 하는 첫 번째 솔 푸드(Soul food)이다. 건강 때문에 지방을 꺼리는 사람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지만 커다란 살코기에 양념을 담아 바삭하게 튀겨낸 프라이드 치킨은 그 터져나오는 육즙만큼 뜨겁고 흥건한 켄터키 사람들의 자부심이다.

[서현정 뚜르디 메디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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