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를 거닐다, 마음에 새긴 쉼표 하나
음악·낭만 그리고 자연…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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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츠슈타인호른에 위치한 오스트리아 최고 전망대 '톱 오브 잘츠부르크'에서 여행객들이 만년설로 뒤덮인 알프스산맥의 경관을 관람하고 있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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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두 얼굴'의 나라다. 모차르트를 배출한 세련된 음악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태곳적부터 이어진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총길이만 1200㎞에 달하는 알프스산맥 가운데 거의 3분의 1을 담고 있는 오스트리아에선 해발 3000m 이상에 고고하게 자리한 만년설이 보여주는 설국(雪國)의 풍경과 웅장한 기암 봉우리, 에메랄드빛 호수들이 마치 무용(武勇)을 뽐내듯 아름다움을 다툰다. 청정(淸淨)한 미의 절정을 보여주는 곳은 오스트리아 남서쪽 잘츠부르크주에 자리한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이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해발 3798m에 달하는 오스트리아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는 수많은 고봉들에 둘러싸인 채 이곳을 찾는 관광객에게 최고의 절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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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지붕으로 가는길 '호흐알펜슈트라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북부에서 케른텐주 남부까지 이어진 총연장 48㎞의 고산도로 '호흐알펜슈트라세'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 36곳의 U자형 커브로 아찔함을 자아낸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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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스글로크너 아래로 30개에 달하는 숱한 고봉들 사이를 뱀처럼 휘감아 도는 알프스 고산도로 '호흐알펜슈트라세'는 그 자체로 오스트리아 관광의 하이라이트다. 기원전부터 소금과 금의 교역로였던 이 산길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35년 경제 불황 극복을 위한 대규모 공공 토목공사를 통해 지금의 고산도로로 거듭났다. 아찔한 벼랑 위에 무려 48㎞나 길을 이어놓은 이 도로는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의 심장부인 해발 2571m까지 연결돼 여행객이 자동차로 편안히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핸들을 급히 꺾어야 하는 U자형 구간만 36곳에 달하지만 곳곳에 고봉들을 관람할 수 있는 10여 개 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최고의 드라이브 명소인 동시에 알프스를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최고 관람대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차량 입장료만 35유로(약 4만원)지만 연간 유료 관람객만 100만명을 넘는다. 다만 기상 관계로 매년 5월에서 10월 날씨가 좋을 때만 도로가 개방된다. 자전거는 무료 입장이니 산악도로를 달릴 정도로 근력과 지구력에 자신 있다면 도전해보자.

호흐알펜슈트라세 곳곳에 자리한 6개 휴게소도 놓쳐선 안될 관람 포인트다. 이 중에서도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휴게소인 '에델바이스 스피체'(2571m), 도로의 종착지 부근에 자리 잡은 마지막 휴게소이자 과거 오스트리아 황제가 들렀다는 '카이저 프란츠 요제프 회헤'는 관광의 필수 코스로 부족함이 없다. 휴게소의 높고 넓은 창문 밖으로 바라보는 알프스의 고산준령은 그 자체로 여행의 클라이맥스다.

세 번째로 푸셔 호수 부근에 있는 휴게소에선 일대의 명물인 알프스마멋(다람쥐의 일종)을 만날 수 있다. 동시에 길 건너편 전시관에선 80여 년 전 길을 닦고 노천 광산에서 금을 캐던 시절의 호흐알펜슈트라세 모습을 담은 사진과 흔적들을 만날 수 있으니 스토리텔링에 관심 있는 여행객은 들러봄 직하다. 또 10여 개 산장을 숙소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당일치기 여행만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도로에서 곧장 이어지는 30개 알프스 등산 코스는 아쉽게도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 수준에선 도전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하자.

이왕 잘츠부르크 도심 관광이라는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 대자연과 마주하기로 결심한 여행자라면 중간 기착점인 소도시 '첼암제'도 일정에 넣기를 추천한다. '첼 호수를 낀 작은 마을'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첼암제는 말 그대로 아름다운 첼 호수를 중심으로 동화 속 풍경을 보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구 9000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지만 첼암제는 매력으로 가득 차 있다. 유명한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러더스'의 최종화 배경이 된 오스트리아의 절경이 바로 이 첼암제다. 특히 첼암제의 중심이자 알프스 빙하가 녹아 이룬 첼 호수는 그냥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하다. 둘레만 11㎞가 넘는 첼 호수를 유람선을 타고 1시간 정도 즐기는 것은 그 자체로 이색적인 경험이다. 매주 화·목·일요일 밤에는 호수에서 펼쳐지는 분수쇼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첼암제의 중심 광장에 해당하는 슈타트플라츠 주변에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한 레스토랑, 카페, 바 등이 모여 있어 한 끼 식사와 함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작은 마을이다 보니 상인들의 인심도 넉넉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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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속을 거니는듯 꿈같은 호수마을 '첼암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주의 소도시 첼암제 전경. 해발 757m에 있는 첼 호수 주위로 형성된 마을과 주변 경관이 알프스 고봉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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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첼암제는 잘츠부르크 공항에서 차로 1시간여 거리에 불과한 데다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 슈미텐회헤, 알프스의 고봉인 키츠슈타인호른 등 주요 관광 포인트와 가까워 잘츠부르크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다. 첼 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알프스 고봉을 올라 스키를 타며 여름과 겨울을 동시에 즐기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첼암제에는 저렴한 산장부터 5성급 호텔까지 790개에 달하는 숙소가 몰려 있어 예약은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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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려면=아쉽지만 잘츠부르크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다. 터키항공이 인천~이스탄불~잘츠부르크 루트를 하루에 한 편씩 왕복 주 7회 운영한다. 특히 환승 시간을 잘 활용하면 잘츠부르크 관광에 더해 덤으로 이스탄불까지 돌아보는 보너스도 누릴 수 있다. 항공편 환승을 위해 이스탄불 공항에서 기다려야 하는 대기 시간이 6시간을 넘는다면 터키항공에서 제공하는 이스탄불 시티투어를 이용할 수 있으니 기억해두자. 선착순으로 셔틀버스, 영어 가이드의 안내와 함께 이스탄불 레스토랑의 한 끼 식사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단 승객이 원해서 6시간 이상을 체류하는 것이 아니라 터키항공 운행 스케줄에 따라 6시간 이상이 빌 때만 이용할 수 있다.

2. 첼암제 투어 제대로 즐기려면=잘츠부르크 공항에서 첼암제까지는 셔틀버스로 이동할 수 있다. 평균 1시간30분에 1대씩 운행한다. 다만 첼암제에서 슈미텐산을 비롯한 다른 관광지를 잇는 대중교통 수단은 마땅치 않으니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선 아예 차량을 렌트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만하다. 렌트 요금은 24시간 기준 중형차로 평균 110유로(약 14만원) 안팎이다. 다만 첼암제에서 크리믈 폭포까지는 하루 1회 왕복 운행하는 관광용 증기기관차로 이동할 수 있다. 첼암제 출발은 오전 9시 20분, 크리믈 출발은 오후 2시 40분이다. 첼암제에서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머카드'를 꼭 활용하자. 서머카드는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5개월간 이용할 수 있다. 첼암제 인근 200여 개 숙소·관광지와 제휴를 맺어 투숙 기간 동안 다양한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1인당 40유로(약 5만원)가 넘는 키츠슈타인·슈미텐회헤의 케이블카와 곤돌라 이용 요금, 첼 호수의 유람선 이용 요금 등도 모두 포함된다.

*취재협조=잘츠부르크 관광청

[잘츠부르크 =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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