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여름 명소] 여름 속 겨울 3000m 고봉 알프스서 Cool 힐링
시간은 금이다. 기왕 잘츠부르크 여행을 나섰다면 모든 명소를 돌아보고 싶지만 부족한 시간은 여행자의 선택을 강요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빡빡한 일정으로 피로와 고통으로 스스로를 몰아넣기보다는 꼭 봐야 할 명소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의 묘미를 발휘해보자. 대자연과 마주할 수 있는 잘츠부르크의 4대 명소를 꼽아본다.

톱 오브 잘츠부르크(Top of Salz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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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츤슈타인호른에 위치한 오스트리아 최고 전망대 '톱 오브 잘츠부르크'까지 가는 케이블카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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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암제 시내에서 멀지 않은 알프스 고봉 키츠슈타 인호른에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인 '톱 오브 잘츠부르크(Top of Salzburg)'가 있다. 케이블카와 곤돌라만 무려 네 번을 갈아타고 45분이나 올라가야 이를 수 있는 곳이지만 전문 산악인이 아니어도 정상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케이블카 종점인 해발 3029m에 자리한 전망대에서는 광활한 알프스의 고봉들을 압도적인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에선 오스트리아의 절경을 10분 분량의 영화로 8m짜리 대형스크린에서 보여주는 '시네마(Cinema) 3000'과 암벽 인공터널 형태로 마련된 '국립공원 갤러리'도 관람할 수 있다.

갤러리 내부의 인공터널을 통해 360m가량 걸어내려가면 해발 3000m 높이에 마련된 '깁펠벨트(GipfelWelt) 3000' 전망대로 곧장 이어진다. 이 전망대에서는 키츠슈타인호른의 남쪽으로 거의 수직으로 돌출된 구조물을 통해 아찔한 설경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톱 오브 잘츠부르크'와는 또 다른 짜릿함을 선사한다. 여기에서는 오스트리아 최고봉인 그로스클로크너를 비롯해 호흐하이저와 같은 알프스 최고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중 가장 무더운 6월 하순~9월의 여름 시즌을 제외하면 톱 오브 잘츠부르크를 관람한 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산 중턱의 키츠슈타인호른 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길 수도 있으니 겨울 스포츠 마니아라면 기억해 두자.

역사와 자연의 조화 '슈미텐호헤'

높이 2000m '슈미텐호헤'에서는 첼암제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산 정상까지는 곤돌라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곤돌라 디자인은 자동차의 명가 포르쉐에서 맡았다. 첼암제는 포르쉐 가문의 유래가 시작된 곳으로 지금까지도 그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참신한 포르쉐 디자인의 곤돌라를 타고 2000m 높이에 이르면 야생화밭 한가운데로 펼쳐진 수채화와 같은 다채로운 산행로가 단숨에 눈길을 앗아간다. 산행 초보자들에게도 적합한 쉬운 코스이니 가볍게 즐겨보자.

알프스의 고봉들에 비해 다소 낮은 슈미텐호헤가 유명세를 탄 데는 '시시(Sisi)'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황비가 생전 들렀던 장소라는 점이 큰 몫을 했다. 엘리자베스 황비는 합스부르크왕가 출신으로 오스트리아 황제이자 헝가리의 왕이었던 프란츠 요제프의 아내다. 황비로 화려하게 등장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그녀의 일생은 드라마나 연극의 단골 소재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 보니 그녀가 돌아본 유럽의 도시나 명소는 대부분 관광명소에 이름을 올렸다. 곤돌라에서 내리자마자 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시시 교회(Sisi Chaple)'도 그중의 하나다. 1885년 여름 휴가를 위해 첼암제를 찾았다가 감동적인 일몰을 보기 위해 슈미텐산에 올랐던 엘리자베스 황비를 기억하기 위해 20년이 지난 1904년에 사람들이 산 정상에 시시 교회를 세웠다. 고딕 양식의 대형 성당에 익숙해진 여행객에게는 어쩌면 눈에 차지 않을 작은 교회이지만, 오히려 아담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유럽 최대 '크리믈(Krimml) 폭포'

잘츠부르크시에서 155㎞가량 떨어진 크리믈시에선 유럽 최대의 폭포인 '크리믈 폭포'를 만날 수 있다. 첼암제에선 기차를 타고 크리믈역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380m 높이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3단으로 떨어지는 크리믈 폭포는 한순간에 여름 무더위를 날려버린다.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의 중심부에 자리한 이 폭포는 유럽 최대인 동시에 세계에서도 다섯 번째로 높은 폭포로, 굽이치는 전체 길이만 해도 4㎞에 달한다.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폭포에 다가갔다가는 튀어오르는 물안개만으로도 흠뻑 젖게 되니 주의하자. 현지인들은 이 물안개가 천식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며 '호에타우에른 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3단 폭포에 맞춰 폭포 아래부터 최정상까지 다양한 높이에 12곳의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이 가운데 2단 전망대에서는 연중 물안개에 걸리는 무지개를 볼 수 있다. 폭포 정상 전망대를 오르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길이 완만해 오르기 어렵지는 않다.

빌헬름 스와로브스키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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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스와로브스키 전망대에서는 오스트리아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를 관람할 수 있다. [사진제공 = 잘츠부르크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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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인 스와로브스키는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다. 보석과 액세서리로 유명한 기업이지만 또 다른 주력 생산품은 군용 망원경을 비롯한 광학기기이다. 호흐알펜슈트라세의 산악도로의 끝머리에 자리 잡은 '빌헬름 스와로브스키 전망대'에선 최신 망원경으로 오스트리아 최고봉인 그로스클로크너를 흐르는 오스트리아 최대의 파스테르체 빙하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산중턱에 걸린 설경으로만 보던 빙하를 물결 하나까지 세세하게 보노라면 빙하에 담긴 역사가 그대로 느껴진다.

산악 동물인 아이벡스, 마못을 망원경으로 찾아내는 것은 또 다른 흥밋거리다. 스와로브스키 전망대를 찾을 시간대를 고를 수 있다면 해질 무렵 방문을 추천한다. 알프스의 고봉 위로 빙하를 붉게 물들이며 펼쳐지는 저물녁의 해넘이는 자못 인상적이다.

[잘츠부르크 =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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