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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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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그레이트 오션 로드.

위잉. 기어를 중립에 놓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강렬한 공회전. 굉음과 함께 심장이 뛴다. 기자가 있는 곳, 전 세계 드라이빙족들이 버킷리스트 0순위로 꼽는 드라이브 코스 그레이트 오션 로드다. 절경이다. 파도가 깎아내린 수십 m 높이 절벽이, 가끔 그 수십 m 절벽 위까지 튀어 오르는 파도가, 그 파도를 이겨내고 바다 위에 우뚝 솟은 돌기둥이 사람을 취하게 만든다. 절경에 취해 사람이 이 절경을 안심하고 보게 되기까지 100년 이상의 세월 동안 여러 사람이 목숨을 걸었다는 데 고마움을 느끼게 된 건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난 뒤다. '죽기 전에 한 번은 가봐야 할 곳'으로 꼽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 호주 남쪽에 있는 빅토리아주 토키에서 워넘불까지 이어지는 약 250㎞ 길이 해안도로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돌아온 군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려는 목적으로 1919년 건설이 시작돼 13년에 걸쳐 완성됐다. 꾸욱, 액셀을 밟았다. 딱 시속 100㎞. 풍경도 정갈하게 딱 100㎞ 속도로 바뀐다. 머스트 시 포인트 1순위에 꼽히는 곳은 깁슨 스텝스. 해안도로 건설 40여 년 전인 1878년 이민자들을 태우고 호주를 향하던 중 난파된 로크아드호에서 살아남아 절벽에 매달려 있던 귀족 집안 처녀 에바와 견습 선원 톰을 구하기 위해 근처 마을 주민인 깁슨이 만든 계단이다. 에바가 영국으로 돌아가면서 새드 엔딩이 된 두 생존자의 먹먹한 러브스토리는 계단 아래서 만난 거대한 돌기둥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서 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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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열두 사도 바위의 돌기둥 모습. (우)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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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슨 스텝스 아래 펼쳐진 모래사장은 그레이트 오션 로드에서 가장 유명한 열두 사도 바위 중 첫 번째 돌기둥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다. 남극해의 거친 파도가 사암으로 이뤄진 절벽을 깎아내리면서 남겨둔 12개 돌기둥이 열두 사도 바위였다. 파도와 바람이 멈추지 않은 탓에 지금은 8개만 남아 있다. 가이드의 해설이 그럴듯하다. 남은 돌기둥도 밑동이 가늘어지고 있다는 것. 1980년대까지만 해도 호주 대륙과 이어져 있던 런던 브리지는 1990년 1월 15일 안쪽 상판이 무너지면서 바다 위에 떠 있는 아치가 됐다. 남아 있는 아치의 상판이 무너지면 새로운 두 개의 사도 바위로 칭해질지도 모른다. 새로운 절경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동시에 현재의 사도 바위와 아치는 사라져가고 있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 주의사항 한 가지. 드라이브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 12사도 바위, 로크아드 고지, 아치, 그루토 등 그레이트 오션 로드가 품고 있는 다양한 기암괴석 각각을 구경한 뒤 헬기 투어로 하는 복습도 놓치면 아쉬울 법하다. 나무를 봤으면 숲도 봐야 하는 법. 파도가 조각하고 있는 미완의 예술작품, 해안도로 안쪽에 자리 잡은 마을과 드넓은 목장, 둘 사이를 가르는 해안도로를 한눈에 보고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에서 바다 반대쪽으로 눈을 돌려도 볼거리가 많다. 운이 좋으면 떼 지어 뛰어가는 캥거루를, 바닷바람을 맞아도 끄떡없어 전봇대로 쓰이기도 하는 유칼립투스 나무의 숲을, 그레이트 오션 로드가 품고 있는 작은 마을들과 그 안에서 만나는 별미들을, 드넓은 목장에서 풀을 뜯는 양떼와 소떼를 모두 즐기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상당수 한국인 관광객은 약 250㎞에 걸쳐 펼쳐지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보는 데 하루 이상을 못 쓴다. 일반적으로 비행 시간을 포함해 4박6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레이트 오션 로드에 더해 멜버른까지 구경해야 해서다. 먹고살기 위해 시간에 쫓길 필요 없이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샅샅이 뒤져 보는 호주인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 그레이트 오션 로드 100배 즐기는 법=시간이 빠듯한 한국인이 호주 빅토리아주 여행에 나서면 멜버른 시내 위주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안이 생겼다. 에어아시아가 12월 4일부터 빅토리아주 제2의 도시인 절롱시 옆에 있는 애벌론 공항에 취항하기로 하면서 그레이트 오션 로드 위주의 여행이 가능해졌다. 공항에서 토키까지 걸리는 시간이 35분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제선 항공기가 멜버른 공항으로 몰리면서 복잡해진 출입국 심사장에서 허비해야 하는 시간을 절약하는 건 덤이다. 절롱시에서 차량을 구해 야생 코알라와 형형색색 앵무새를 볼 수 있는 캐넷 리버를 거쳐 휴양도시 아폴로베이, 포트 캠벨 국립공원을 보는 일정을 1박2일간 소화한 뒤 멜버른으로 향하면 된다. 차량으로 포트 캠벨에서 멜버른까지는 4시간 정도가, 멜버른에서 애벌론 공항까지는 45분 정도가 각각 걸린다.

※취재 협조=에어아시아), 호주 빅토리아주 관광청

[멜버른(호주) = 한경우 디지털뉴스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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