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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다른 나들이] 이런 강릉이~ 토박이의 강릉 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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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송정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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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릉 사람이다. 서울 시민이 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그렇게 느낀다. 강릉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강릉에서 다녔고 나를 제외한 우리 가족 모두는 여전히 강릉에 살고 있으니 그리 느끼는 게 어쩌면 당연할 테다.

지난 10년, 강릉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그런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강릉이 달라졌다. KTX 경강선이 생기면서 서울~강릉 간 이동시간은 1시간 40분대로 좁혀졌다. 원래는 고속버스로 3시간이 걸렸던 길이다. 오래된 식당들은 깨끗하게 리모델링했고 해변을 따라 멋들어진 호텔들이 새롭게 지어졌다.

강릉의 변한 모습은 기쁘기도 했지만 낯설기도 했다. 다들 SNS에 강릉 맛집과 강릉 핫플레이스를 자랑하는데 정작 '강릉 사람'인 나는 못 가본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나도 다른 여행자들처럼 호텔에서 자고 맛집 찾아다니는 여행을 떠나 보기로 했다.

◆강릉 사람들이 안 먹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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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역.

1시간 40분은 금방이다.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면서 친구랑 수다 좀 떨다 보면 도착한다. 강문 해변의 S호텔에 짐을 맡겨 두고 15분 정도 걸어 초당순두부마을에 갔다. 요즘 이 동네에서 유행(?)하는 짬뽕순두부를 먹어보기로. 부모님이랑 같이 왔다면 절대 못 먹게 했을 음식이다. "강릉 사람들 그런 거 안 먹는다!" 하면서.

사실 나 어렸을 땐 초당순두부마을에 짬뽕순두부라는 메뉴는 없었다. 짬뽕순두부는 강릉 교동짬뽕이 맛있다고 전국적 유명세를 탄 이후 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했다. 원래 강릉 음식이 아니라, 관광 상품처럼 개발된 음식이란 거다. 이제는 마치 초당순두부마을이 원래부터 초당짬뽕순두부마을이었던 것처럼 변해 버렸다.

배경이 어찌되었든, 음식만 맛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방송에 맛집으로 여러 번 소개됐다는 식당에 가서 짬뽕순두부를 주문했다. 그렇게 해서 먹은 짬뽕순두부는 뭐랄까, 짬뽕도 아니고 순두부도 아니었다. 아주 맛없는 건 아니지만 굳이 강릉 여행까지 와서 먹을 음식은 아니란 것만은 확실했다. 휴, 역시 부모님 말을 들었어야 했나.



◆강릉 사람들이 먹는 음식

짬뽕순두부 실패 후 다른 여행자들처럼 맛집 찾아다니는 일은 그만두기로 했다. 그냥 '강릉 사람'인 내가 잘 알고 우리 부모님이 잘 아는, 강릉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먹기로.

강릉 음식 하면 일단 뭐니 뭐니 해도 감자전이지. 강릉중앙시장에 가면 곳곳에 감자전을 구워 파는 가게들이 정말 많다. 평범한 시장골목 식당에서도 웬만하면 다 감자전을 판다. 젊은 여행객들은 SNS에서 본 닭강정을 먹으려고 길게 줄을 서지만 그 또한 '강릉 사람들은 안 먹는 음식'이므로 패스.

우린 시장골목의 작은 식당에 들어가 감자전과 막걸리를 시켰다. 역시, 감자전은 고소하게 맛있었고 막걸리는 달았다. 중앙시장 앞의 월화거리 먹거리장터에 가도 감자전을 파는 가게들이 잔뜩 모여 있는데 그곳도 추천한다.

강릉 사람들은 어디서 회를 먹을까? 전망 좋은 바닷가횟집들은 너무 비싸서 잘 가지 않는다. 추천하는 곳은 강릉중앙시장 지하에 있는 회 센터. 내가 강릉에 가면 가족과 회를 먹으러 가는 곳이다. 신선하고, 저렴하고, 매운탕 맛도 끝내준다. 이곳에서 회를 포장해 숙소에 가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



◆강릉 사람들의 해변

호텔에서 2박을 하고 체크아웃한 날은 토요일. 친구에게 안목해변 커피거리 구경을 시켜줘야 할 거 같아 그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카페에서 바닷가 전망 자리는 고사하고 빈자리 하나 찾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이렇게 안목에 사람이 너무 많을 때 좋은 대안은 송정해변. 빽빽한 해송 숲 사이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강릉 사람들이 산책하러 자주 찾는 곳이다. 소나무 사이에 해먹을 걸어 낮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고, 돗자리를 펴고 앉아 쉬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부분 강릉 사람들이다. 소나무 사이사이로 보이는 파란 바다는 다른 해변에서 보기 어려운 멋진 풍경. 안목해변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안목 카페에서 커피 한잔 사서 슬렁슬렁 걸어가기에도 좋다.

[강릉 = 고서령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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