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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파이오니어] "대한민국 여행족 모두가 민간 외교관 이죠"
박기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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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동해, 직지, 위안부.

일련의 키워드만 보면 외교부나 정치 관련성이 있어 보인다. 우선 외교는 맞고, 정치는 아니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 얘기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이나 기관, 국가의 웹사이트나 지도, 백과사전, 교과서 등에 잘못 표기된 독도와 동해 표기를 바로잡은 이들이 모여 만든 기관이 반크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청와대나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산하기관으로 잘못 아는 이도 있다. 하지만 반크는 정치적인 쪽과는 거리가 멀다. 오로지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려는 뜻으로 뭉친 청년들의 목소리만이 있을 뿐이다. 찬바람이 매섭던 지난 4일 박기태 반크 단장을 서울 보문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내년이면 20년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반크가 뭐하는 곳인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있다.

▷맞다. 아직도 반크 하면 독도지킴이를 떠올린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동안 다케시마나 리앙쿠르트 암초가 아닌 독도, 일본해가 아닌 동해 등으로 바로잡는 일을 해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우리가 하는 일의 불과 10% 정도다. 반크는 독도 관련한 것을 포함해 전 세계인에게 대한민국의 문화를 알리고 한국을 호감 있게 만드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투쟁적으로 보거나 보수를 넘어 '국뽕 기관'으로까지 부르는 이도 있더라.

▷그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위대해, 한국 좋아라고 우리끼리 말하고 아는 것과 외국인에게 알리는 것 중 어느 것이 중요하냐고 말이다. 틀린 것을 바로잡고, 몰랐던 것을 알게 하고, 사라져가는 것을 지키고 하는 것이 투쟁적으로 보이고, 그런 것을 보수, 국뽕이라고 한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박기태 단장은 반크의 활동을 왜 왜곡하려 하는지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들에 꾸준히 잘못을 지적하고, 해외에 올바른 역사를 알리는 것이 안 좋게 보여야 하는 것이냐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특히 중국 간도와 관련해서도 간도를 되찾자가 아니라 잊인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자라는 주장일 뿐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한 문제도 일축했다.

-한국 홍보활동을 통한 외국인 유치 사례가 있나.

▷물론이다. 반크의 핵심 활동 중 하나가 외국인 친구 만들기다. 외국인 반크 멤버만 4만 명이다. 한국에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에게 한국인 친구를 만들어주는 가교 역할을 반크가 하고 있다. 4만명 중 한국을 찾은 이가 몇 명이나 될지 모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지게 했다는 점이다.

-친구 만들기를 통해 어떤 교류를 하게 되나.

▷가장 좋은 예가 방탄소년단일 것 같다. 해외에서 K팝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 프랑스나 인도네시아, 칠레 등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반크 회원들이 일일이 정보를 전해주고, 한국어를 가르쳐준다. 물론 온라인으로 말이다. 요즘 뜨는 게 언어교환인데, 그런 교류가 결국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 친구를 만드는 팁이 있을까.

▷대한민국을 너무 홍보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도 너무 자랑하면 재수없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런 이치다. 아예 자신의 나라에 대한 질문을 이끌어내게 하기도 한다. 너희 나라에서 제일 인기 있는 곳이 어디니, 뭐가 맛있니라고 묻는 식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 유치에 걱정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 변화가 먼저 필요하다. 메가 이벤트나 스타 마케팅으로 외국인을 유치하는 시대는 지났다. 강원도 평창군이라고 한다면 평창군 내 모든 중학교 학생들에게 1인당 5명의 외국인 친구를 만들라고 미션을 주는 것이다. 요새 SNS가 얼마나 활발한가.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게다가 중학교 1학년생이 1년 동안 시험 없는 자율 수업을 하지 않나. 이들만 적극 활용해도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과 청년은 잠재적 외교관이다. 이들이야말로 한국 관광의 최접점에 있다. 앞으로 젊은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와 문화를 가르쳐 해외에 전파하게끔 해야 한다.

또 한국을 찾는 외국 학생에게 한국 역사를 무조건 수강해야 하는 것을 시행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면 한국홍보대사가 되지 않겠나.

[여행+ 이창훈 대표 / 장주영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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