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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쿠바를 닮은 `한입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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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저 깊숙한 곳 속에서 찾아낸 오래된 사진 액자 속 한 장면 같은 곳. 시대를 가늠하기 어려운 다양한 양식의 건물들 사이로 제임스 딘 영화에 나올 듯한 클래식 자동차가 달리고 여유로운 사람들이 바닷가 제방을 따라 석양 속에 시간을 보내는 곳. 그곳은 헤밍웨이가 사랑했고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낭만이 남아 있는 나라 쿠바이다.

2014년 12월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가 선언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쿠바는, 최근 이목이 집중되는 특별하고 매력적인 여행지이기도 하다. 2016년 한 해 동안 관광객 증가율이 600%에 이른다고 할 정도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쿠바를 찾고 있고 또 찾고 싶어 한다.

오랜 식민지 지배, 미국으로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로부터의 소외 등 근대 이후 벌어진 역사적 상황들이 쿠바의 사회와 경제의 발전을 막아왔다. 많은 자본이 투자된 새로운 호텔이나 리조트, 쇼핑몰 같이 관광지라면 있어야할 것들을 쿠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낭만적인 그림으로 남아 있는 역사의 편린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과 낙천적이고 낭만적인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이 나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쿠바의 음식도 이곳 사람들의 생활과 닮아 있다. 카리브해의 바다와 태양이 만들어낸 풍부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단순하지만 자신감 있게 조리해낸다. 특히 미국과의 국교 단절 이후 자원, 비료를 수입하던 소련도 몰락하면서 쿠바는 불가피하게 유기농 농업을 선택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어려움이었을 그 선택이 현재는 세계적으로 쿠바 음식에 주목을 하는 계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 조리법은 카리브해의 전통적인 방식을 바탕으로, 쿠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인 스페인과 아프리카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일까 그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쿠바 음식은 친숙하게 다가오는 먹기 편하고 맛있는 음식이다. 고추와 마늘은 사용하지만 향신료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사탕수수의 본고장답게 가벼운 단 맛이 더해져 음식의 맛을 돋운다. 유제품이 없는 곳이라 느끼한 맛은 찾아보기 어렵다. 장립종 쌀을 이용해 우리나라 밥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친숙한 쌀로 만드는 요리도 발달해 있다. 16세기 스페인 사람들을 따라 전해진 이래, 쌀은 아시아와 함께 중미를 대표하는 곡물이다. 인기 있는 대표 음식은 아로스 콘 포이요(arroz com pollo). 닭고기 덮밥과 같은 것이고 조개나 오징어, 새우 등 해산물을 더해 스페인 파에야처럼 만들어내는 해산물 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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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거리 곳곳을 가득 채우는 흥겨운 음악 소리. 현지인들과 함께 가볍게 몸이라도 흔들며 쌀 요리에 곁들여 카리브해 해적의 술, 럼 칵테일을 즐긴다. 사탕수수로 만드는 럼은 쿠바 사람들이 자랑하는 100여 가지 칵테일의 베이스이기도 하다. 럼주의 달콤한 카라멜 향기가 따뜻한 카리브해 바닷바람에 실려 쿠바의 낭만을 완성한다.

[서현정 뚜르 디 메디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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