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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파이오니어] 이상호 참좋은여행 대표 "추억이란 상품 파는 여행업에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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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취임 직후 충격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그만 두겠다고 인사하고 간 직원이 다음날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겁니다. 같은 건물 다른 층의 여행사로 옮긴 거죠."

이상호 대표는 여행사 경영인으로는 흔치 않은 '경영학 박사'다. 모기업 삼천리자전거에서는 CFO를 지냈다. 9년 전 참좋은여행 대표를 맡아 '고객만족도 1위'로 키운 그에게 '약'이 되는 사건이었다.

"그때 충격을 받고 아무리 회사가 어렵더라도 급여를 줄이거나 체불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내부 고객인 직원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여행 고객도 만족시킬 수 없으니까요."

- 그 약속 지켰나.

▷ 솔직히 말해 딱 한 번 정말 어려웠을 때 급여를 감액한 적 있었지만 바로 지불했다. 여행사는 직원들의 충성도가 낮고 전직이 잦은 편이지만 직원 만족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다보니 이제는 우리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가면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분위기가 됐다.

- 최근 여행사 만족도 순위에서 1등을 했다.

▷ 가문의 영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웃음) 우리가 외형적 1등은 아니지만 질적으로는 외부 평가와 무관하게 최고라 자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직원들에게 숫자에만 매달리지 말라고 강조해왔다. 이익이 많이 남는 상품으로 여행을 간 고객이 무조건 좋은 고객은 아니다. 염가 여행을 가는 분들이라도 그 여행은 일생일대의 여행일 수 있다. 모든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좋은 평가를 낳은 것 같다.

- 최근 관광수지 적자폭이 커지다보니 해외여행에도 부정적인데.

▷ 여행이라는 건 숫자나 지표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여행은 국민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해준다. 아파서 병원에서 돈 쓰는 것보다 시간 날 때마다 여행을 떠나 스트레스도 풀고 마음에 여유도 주고, 힐링을 하다 보면 아플 새 없을 것이다. 관광수지는 경제적 관점에서만 해석해선 안 된다. 국민행복도 최저, 자살률 최고인 현실에서 여행을 통해 행복이 증진될 수 있다면 지원금이라도 줘서 보내야 하지 않을까. 꼭 해외여행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

- 제조업에서 여행업으로 와 겪은 어려움이 있었다면.

▷ 제조업도 여행업과 비슷한 면이 있다. 자전거 부품을 세분화하면 2000여 개에 달한다. 그 중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완제품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상담과 예약, 항공이용, 가이드, 식사, 시설관람 등 모든 과정에서 문제가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이드 관리가 상당히 중요하다. 미리 여행상품을 기획해서 좌석 확보도 해놨는데 악천후나 테러 등 예기치 못한 이유로 고스란히 손해를 입기도 한다. 여행사 사장을 '근심대왕'이라 부르는 이유다. 보람이 크지만 긴장도가 높다.

- 진행 중인 체질개선 작업의 목표는.

▷ 여행은 가본 사람이 무조건 갑이다. 아무리 아는 체 해도 '가봤어?' 하면 꼬리를 내린다. 가본 사람이 좋다고 하면 좋고 나쁘다고 하면 나쁜 것이다.

식당 후기만 봐도 일단 먹어 본 사람의 체험을 신뢰하지 않나. 그래서 우리는 재방문 고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늘 고객을 접하는 직원들의 의견도 중요하다. 입바른 소리 잘하는 야당 같은 직원을 육성하려 한다. 무엇보다 고객 민원에 24시간 응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낚시 잘하는 사람 옆에 앉았다고 고기가 잘 잡히는 건 아니다. 비슷한 조건 아래 경쟁하는 수많은 여행사 중 참좋은여행이 고객만족도 1위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분명히 알고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참좋은여행이란 도대체 어떤 여행인가.

▷ 학창시절의 소풍 같은 것 아닐까. 떠나기 전에는 설렘으로, 떠난 곳에서는 행복으로, 다녀와서는 추억으로 남는 여행이다. 추억을 팔고 있는 여행업에 보람을 느낀다.

체험으로 확인한 올해 '참좋은 여행지' 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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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퀘백

이상호 참좋은여행 대표는 1년에 2번 이상씩 위장(?)을 한다. 이른바 미스터리 쇼퍼를 위해 자사의 상품을 직접 고객으로 체험해 보기 위함이다. 물론 대부분의 현지 직원이나 가이드들은 이 대표를 알아본다. 하지만 직원도 대표도 절대 내색이란 없다. 이 대표는 물 흘러가듯, 경치를 전망하듯 한 발짝 뒤에서 흐름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성과가 있다고 했다. 생각지 못한 고객의 바람이나 건의사항을 들을 때면 짜릿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그런 여행을 포함해 이 대표가 다녀온 여러 곳 중 '버킷리스트'급의 여행지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다른 여행자들도 꼭 가보길 추천하는 곳으로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캐나다 퀘벡시티 △필리핀 보라카이 등 3곳을 꼽았다.

우유니 사막에 대해 이 대표는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모를 환상적인 풍경의 지역이었다"며 '신비롭다'는 표현 외에 그 어느 말도 어울리지 않는 곳으로 추억했다. 그는 "쉽게 가기 힘든 만큼,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단 한 장의 광경을 남기고 싶다면 꼭 가보길 바란다"고 추천했다.

두 번째로 추천한 퀘벡시티에 대해서는 역시 '가을 퀘벡'을 이유로 들었다. 이 대표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과 고풍스러움, 그리고 낭만이 한 곳에 모인 장소라 부를 정도"라며 "건축물도 유럽의 그것과는 또 다른 장엄함 속의 멋이 살아 있다. 가을날 산책하기 정말 좋은 곳"이라고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보라카이는 '휴식이 있는 섬'이라고 말했다. 일상에 지치고, 도시의 시끄럽고 복잡함에 시달렸다면 더도 말고 딱 3일 동안만 보라카이 비행기에 오르라고 권했다. 그는 "작은 섬에는 환락가도 없고 교통체증이나 불량배도 없다"며 "몰디브의 물빛을 한 화이트비치의 얕은 바닷가와 눈물이 절로 나도록 아름다운 석양의 세일링,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호핑투어 등을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 이상호 사장은…

△1959년 경북 고령 출생 △선린상고, 단국대 경영학과 졸업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석사, 동대학원 경영학 박사 △삼천리자전거(주) 관리본부장 △(주)첼로스포츠 대표이사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겸임교수 및 중앙대 출강 △현 참좋은레져(주) 대표이사

[이창훈 여행+ 대표 / 장주영 여행+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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