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 OLLE!!!] 걷기광풍 만든 10살 올레길, 720만명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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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니 우리나라 여행 판도를 바꿔 놓은 제주올레가 지난 7일 10주년을 맞이했다. 제주도 섬 한 바퀴를 둘러가는 트레일 제주올레는 제주도 여행 풍경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렌터카로 대형 관광지만 점 찍듯 둘러보던 제주 여행자들이 두 발로 제주의 구석구석까지 가서 새로운 명소를 발굴했다. 이뿐만 아니다. 제주올레가 공전의 히트를 치자 전국 각지 지자체가 제주올레 같은 트레일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걷기 여행이 한국 레저판의 핵심이 된 것이다.

제주올레의 시작은 한 개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서명숙(제주올레 이사장)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고향인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떠올렸고, 여행을 끝내고 고향에 돌아와 길을 내기 시작했다. 2007년 9월 7일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발족했고 섬 테두리를 따라 가는 정규코스 21개, 중산간과 곶자왈, 우도, 가파도, 추자도 등 부속 섬에 열린 알파코스 5개 등 모두 26개 코스, 425㎞ 길이의 트레일이 완성됐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약 720만명이 이 길을 걸었고, 2016년에도 624명이 완주했다. 대규모 트레일이 완성되기까지 자원봉사자와 지역 주민들의 도움이 컸다. 아스팔트는 되도록 피하고 사라진 옛길을 찾는 방식으로 길을 냈기에 인력도 시간도 두 배로 들었다.

지금 제주올레는 명실상부한 제주 간판 브랜드다. 2014년 제주도 농촌활성화지원센터에서 조사한 '제주올레의 관광자원으로서의 경관가치 평가' 연구결과에 따르면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한라산 제외)로 올레길을 꼽은 응답자가 22.6%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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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13점, 재방문하겠다는 의견은 94.9%로 매우 높았다. 제주올레를 다녀간 올레꾼들의 경험담이 설문조사 결과를 뒷받침해준다. 초창기 제주올레는 일명 '사연 있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었다. 삶에서 결핍을 느끼거나 현실에 염증이 난 사람들이 길을 걸으며 위안을 얻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올레길을 함께 걸으려 했던 아들을 갑작스러운 사고로 떠나보내고 홀로 올레길을 걸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은 올레꾼, 이별 여행을 위해 찾은 올레길 위에서 사랑이 다시 싹터 결혼까지 한 커플 올레꾼, 따돌림을 당하는 딸을 위로하기 위해 여행에 나선 가족 올레꾼 등 다양한 사람들이 길 위에서 행복과 치유를 경험했다.

제주올레는 현지 지역민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박승규(지방행정연구원 지역경제분석센터장)·오성익(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 박사의 최근 분석 자료인 '제주올레길 경제효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올레길 이용 일수는 9.15일로 장기 체류형 여행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1인 여행이 65.0%를 차지했다. 올레길 이용자들의 평균 지출금액은 71만1000원으로 나타났으며, 산업연관분석 결과 음식점, 숙박업 등 지역 산업에 249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자연, 마을과 함께하는 길로 출발해온 만큼 앞으로도 초심을 지키며 꼬닥꼬닥(천천히를 의미하는 제주 방언) 길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큰 자본에 의한 난개발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방안들을 행정과 협의하고, 제주올레가 쌓은 노하우를 아시아 국가들과 나누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제주올레 즐기는 Tip= 제주올레는 10주년을 맞아 지난 7일 오후 7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열 살 생일파티를 열었다. 오는 11월 3일과 4일에는 제주올레축제가 열린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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