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파이오니어] 토종 브랜드 앰배서더, 19개 객실서 19개 호텔로 60년 오직 한우물 판 결과
이돈민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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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넘게 이어온 비결요? 항상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그리고 절대 호텔 외엔 한눈팔지 않았죠."
1955년 문을 연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민영 호텔이다. 수십 개의 외국계 호텔 브랜드가 경쟁을 벌이는 서울에서 국내 업체가 60년 넘게 맥을 이어온 것은 분명 놀라운 일이다. 객실 19개의 소규모 숙박업소(당시 금수장 호텔)에서 시작한 앰배서더 그룹은 현재 전국 19개 호텔을 거느린 국내 최대 체인 호텔 회사로 성장했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은 다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호텔에 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환경을 개선하고 전통문화를 입힌 크고 작은 이벤트를 벌인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2월 부임한 이돈민 대표이사가 있다.


-대표가 된 지 1년 조금 넘었다. 어떤 일들을 했나.

▶내부 직원이 만족해야 호텔을 찾는 고객도 만족시킬 수가 있다는 생각에서 '직원 환경 개선'을 최우선으로 했다. 부임하자마자 직원동 별관을 리노베이션 하고 이름을 '다솜채'로 바꿨다. 한 달에 한 번 직접 직원 교육도 한다. 직원들에게 '대표에게 배우고 싶은 것'을 설문조사해 그 내용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 호텔을 잘 모르는 직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가 없기 때문에 호텔 전반적인 것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대표로 오기 직전 일본에 있었다고.

▶머큐어 삿포로, 이비스 스타일 삿포로 총괄 지배인으로 4년간 일했다. 일본에 있으면서 호텔 서비스에 전통문화를 어떤 식으로 접목할 것인지에 대한 팁을 많이 얻었다. 료칸에 가면 주인이 기모노를 갖춰 입고 나와 맞아준다. 도착하는 시간을 미리 알기 때문에 정문 앞에 미리 서 있다. 대형 호텔에서 모든 고객에게 그런 식의 환대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그에 준하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 도어맨들에게 수문장 옷을 입힌 것이다. 고객 반응이 굉장히 좋다. 하도 사람이 몰려 로비에서 따로 포토타임을 가진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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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의 박물관 '의종관'.

-국내 최대 체인 호텔로서 가지는 책임감 같은 것인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기준하면서 서비스 요소요소에 한국적인 것을 녹아내려고 한다. 가령, 배탈이 난 손님에게 죽과 보리차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의 정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앰배서더 그룹 특유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한국의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서비스를 항상 고민한다.

-자부심도 크겠다.

▶우리는 호텔 비즈니스로 승부를 걸고 있는 회사다. 다른 특급 호텔들 봐라. 거의 대기업에서 운영하지 않냐. 60년 넘게 쌓아온 고객 만족 노하우가 있다. 우리는 항상 고객의 요구사항을 예측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중동 고객이 오면 레스토랑에서 할랄 푸드를 제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객실에 나침반과 기도 매트, 코란을 넣어준다. 국내 호텔 업계 최초로 IoT(사물인터넷)를 도입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우리는 호텔 조명을 계절이나 날씨에 맞게 실시간으로 조절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첨단 IT 기술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다른 호텔은 로비 조명의 밝기만 조절할 수 있지만 우리는 색을 무려 1000여 가지로 바꿀 수 있다.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는 어떻게 대응하나.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숙박업체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호텔 서비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꾸준히 호텔을 찾는다. 에어비앤비에 없는, 호텔에서만 누릴 수 있는 차별화된 혜택이 분명히 있다. 잠자리를 준비해주는 '턴 다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오후 8~10시 객실 담당 직원이 침대보를 정리해주고, 실내 슬리퍼와 발 매트를 꺼내 침대 앞에 놔준다. 이런 건 에어비앤비에 없다. '10년, 20년 뒤 호텔은 어찌 변할까'라는 고민을 꾸준히 한다. 일본의 경우 고령자들의 눈높이에서 호텔을 개조하고 있다. 곳곳에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고 실버세대에 특화한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늘려나가고 있다.

-4차 산업 시대에 호텔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투어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다. 요즘 여행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에 간극이 심하다. 온라인으로 정보를 수집한 다음 일정을 짜는데, 실제로 해보면 어려움이 많다. 이 부분을 호텔이 도와주는 거다. 도자기 만들기나 김장 체험을 원하면 업체를 연결해주거나, 아예 호텔에서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된다.

■ 이돈민 대표이사는…

△1963년 출생 △2004년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개관 총지배인 △2006년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 개관 총지배인 △2008년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 총지배인 △2012년 일본 머큐어 삿포로, 이비스 스타일 삿포로 총괄 총지배인 △현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 대표이사 겸 총지배인

[여행+ 이창훈 대표 / 홍지연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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