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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3대 리지를 가다] 등산 고수도 놀란다…박진감 넘치는 다이내믹 루트 `북한산` 3대 리지
빼어난 산세 즐기는 만경대 리지가 으뜸…40m 슬랩 통과하는 숨은 벽리지선 절로 감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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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최고봉 백운대에 서면 북쪽 인수봉의 수직 절벽을 힘겹게 오르는 이들도 보이지만 동쪽 만경대의 바위를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사람들도 눈에 들어온다. 신기하다. 인수봉을 오르는 사람들은 그렇다 치고, 그 높은 만경대 바위를 안마당 걷듯이 뛰어다니는 사람들은 또 어떤 이들일까. 그들은 또 왜 그곳에 갔을까.

북한산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명산이다. 특히 한 나라 수도에 있는 산중에서 꼽는다면 거의 세계 최고로 꼽을 만하다.

요즘 산악인들 사이에선 핫코스가 있다. 이른바 '북한산 3대 리지'다. 산악 용어로 리지(ridge)는 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하는 능선을 뜻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주로 돌출된 바위들이 이어진 거친 능선을 일컬을 때 주로 쓰인다.

리지 코스가 대부분 바위로 되어 있지만 난이도에선 암벽과 큰 차이가 있다. 인수봉이나 백운대 같은 암벽은 고도의 숙련을 거쳐야 오를 수 있지만 리지코스는 기본 체력만 받쳐준다면 전문 가이드의 안내로 쉽게 갈 수 있다. 백운대에 오를 정도 체력이라면 북한산 3대 리지는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북한산 3대 리지는 앞에서 말한 만경대 리지를 비롯해 원효봉에서 백운대까지 이어지는 염초 리지, 고양시 밤골에서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 안부로 이어지는 숨은벽 리지를 말한다. 여기에 상장능선 쪽에서 인수봉으로 오르는 인수 리지를 더해 4대 리지로 부르는 이들도 있지만 등반을 배우지 않은 이들이 오를 수 있는 코스는 3대 리지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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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어난 산세 즐기는 만경대 리지

만경대 리지는 백운대를 오를 때 만나는 북한산성 위문에서 동쪽으로 솟은 만경대를 지나 북한산성 용암문까지 이어지는 능선이다. 만경대는 위문 옆 등산안내초소 뒤로 가면 쉽게 갈 수 있다. 사실 만경대까지는 일반 등산객도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만경대에서 용암문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살이 떨릴 만큼 아스라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등반을 배운 산악인의 안내를 받는 게 좋다.

이 코스에서 겁을 먹게 되면 팔다리가 떨리고 오금이 저릴 수도 있다. 그래서 처음 오는 이들에겐 '간은 집에 두고 오라'고 농을 걸기도 한다. 간 떨어질 걱정일랑 접어두고 자신 있게 지나가면 쑥쑥 지나갈 수 있기에 하는 우스갯소리다.

만경대 리지엔 마치 곡예를 부리는 것 같은 코스도 있다. 비스듬히 누운 바위를 잡고 매달린 자세로 피아노 치듯 손발을 조금씩 옆으로 옮겨가며 지나는 구간이 바로 그곳. 여기를 지날 때는 덜덜덜 떨리기 때문에 더욱 박진감이 있다. 이곳에서 떨어지면 어찌할 거냐고. 그런 걸 물어볼까봐 국립공원에서 떨어지면 받을 수 있게 그물을 쳐놨다. 그러나 그전에 로프를 걸고 지나기 때문에 떨어질 염려는 아예 접어둬도 된다.

이 능선에서 마주하는 백운대와 인수봉, 이어 나타나는 노적봉의 멋진 산세는 이게 진짜 북한산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구간에선 짧은 하강을 3번 한다. 전문가와 함께 가야 하는 이유이다.

◆ 가장 난이도 높은 염초 리지

구파발에서 송추 쪽으로 가는 중간 북한산성 입구에서 백운대 쪽으로 오르다가 좌측 상운사 쪽으로 길을 돌리면 북한산성 북문이 나온다. 거기서 서쪽이 원효봉이고 동쪽으로 염초봉을 지나 백운대로 이어지는 염초 리지가 이어진다.

염초 리지는 3대 리지 가운데 비교적 난도가 높은 곳이지만 상대적으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아슬아슬한 바위를 오르면서도 자주 카메라를 들이대게 된다. 염초 리지 중간쯤엔 바위가 갈라져 책을 펼친 것처럼 보이는 책바위라는 바위가 우선 긴장된다. 이곳은 오르기는 쉬운데 내려갈 때 밑이 보이지 않아 보통 로프를 이용해 짧은 하강을 한다.

또 말바위라고 부르는 바위를 타고 넘는 구간도 있는데 초보자가 그냥 넘어가기엔 조금 난해하다. 이 바위엔 슬링(바위에서 안전을 위해 거는 줄)을 고정시켜놓았기 때문이 이를 잡고 올라가면 된다. 다만 경험자가 위에서 끌어줄 필요가 있다.

이 두 구간 외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잡고 오를 수 있는 곳이 다 있다. 그것을 찾는 게 관건이기에 경험자와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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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m 슬랩 통과해야 하는 숨은벽 리지

북한산성 입구에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효자리 밤골이 나온다. 이곳에서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로 이어지는 다소 낮은 능선이 이어지는데 숨은벽 리지다. 숨은벽 리지는 전 구간 아기자기한 바위들을 타고 넘기에 아주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40m에 달하는 슬랩 구간을 넘어서는 게 심적으로 부담을 준다. 매끈매끈한 바위구간을 넘어선다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사실 슬랩이란 단어의 성격을 이해하면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등반 용어로 슬랩은 사람이 균형을 잡아 오를 수 있는 경사 70도 미만의 벽을 의미한다. 잡을 게 없더라도 균형만 잘 잡으면 미끄러지지 않고 오를 수 있는 구간을 말한다. 게다가 중간에 로프를 거는 볼트(고리)까지 설치돼 있기에 안전하게 지날 수 있다.

▶▶ 3대리지 어떻게 오를까 = 초보자가 혼자 3대 리지에 도전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정리해서 '혼자는 곤란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나 가지 못하게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통제하기 때문이다. 3대 리지를 가려면 헬멧과 안전벨트, 로프 등 기본 등반장비를 갖춰야 한다. 등산장비가 없으면 진입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 또 일반 등산화가 아닌 리지화를 갖출 필요도 있다. 리지화는 바위에 잘 붙도록 만들어져 경사진 바위에서 균형을 잡고 움직이는 데 도움을 준다. 생면부지의 초보자라면 이곳 리지를 전문적으로 안내하는 등산학교를 이용하는 게 좋다. 서울등산학교에선 매달 2회에 걸쳐 3대 리지를 순차적으로 안내한다.

[글·사진 = 등반가 정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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