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투어] 움직이는 `환상의 섬`…꿈길같은 `크루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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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크루즈 여행이다. 크루즈 하니 먼저 떠오르는 건 타이타닉. 타이타닉호가 4만6000t 정도였는데 내가 탈 겐팅드림호는 15만t이다. 3배가 넘는 스케일 차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6성급 호텔이 바다를 떠다닌다는 소리다. 내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될 순 없어도 케이트 윈즐릿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허황된 생각을 하며 홍콩으로 출발했다. 도착하니 역시나 섬 특유의 청량감을 주는 물향기가 코를 스친다. 버스를 타고 바로 이동한다. 가이드는 침을 튀겨가며 크루즈쉽이 얼마나 멋진 건지 장황하게 설명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차라리 기대를 낮추자 생각하며 부두에 닿은 찰나, 엄청난 뱃고동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닥쳐오는 엄청난 위압감. 무지갯빛 전등이 점멸하는 겐팅드림호와의 첫 대면. 아, 말 그대로 첫눈에 반한 느낌이란 게 이런 거구나. 엄청난 덩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잘빠진 슈퍼카의 선박버전 느낌이라고 할까.

큰 배다 보니 체크인까지 탑승객들로 줄이 길다. 하염없이 기다리며 지루해질 무렵이 돼서야 크루즈의 갱웨이를 걷는다. 화려한 복장과 이국적 외모의 승무원들의 안내를 받아 배에 오른다 "웰컴 어보드!" 기운 충전. 2박 3일 동안 마도로스가 되리라 외치며 입성한다.

선미에서 선두까지 335m. 객실을 찾아 걷는 데 통로 끝이 보이질 않는다. 배는 진수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신품이라 모든 게 최신식이다. 객실에 도착하자마자 발코니로 나간다. 햇살이 비친 바닷물 멀리 홍콩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끝없는 수평선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광활한 망망대해 앞에서 내 모든 희로애락은 덧없게만 느껴지는 순간이다. 크루즈 선실은 여느 호텔방보다도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여행 내내 바다 위에서 잠자고 일어나는 기분은 크루즈 탑승객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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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과 발코니에서의 전망도 좋지만 크루즈 관광의 백미는 실내 투어다. 떠다니는 종합 전시장+특급호텔이란 별칭에 걸맞게 엄청나게 다양한 액티비티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암벽 등반장,골프코스, 수영장과 워터슬라이드 파크, 종합운동장…. 오픈덱에 있는 미니골프장에는 골프 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암벽 등반장으로 향한다. 한 번도 안 해본 첫 암벽등반을 바다 위에서 할 줄이야…. 선상에서 즐기는 암벽등반은 높은 곳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짜릿함이 있어 크루즈 액티비티의 필수코스다.

크루즈 투어에 빠질 수 없는 감초는 역시 술. 세계 최초 선상 조니 워커 하우스가 위스키 마니아들을 맞는다. 온갖 종류의 조니 워커 위스키로 벽이 채워진 '위스키 컬렉션 월'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바텐더가 권하는 조니 워커 한잔 걸치며 크루즈 선상의 밤공기에 취해본다.

금강산도 식후경. 선내에는 온갖 종류의 고급 레스토랑이 있다. 첫 크루즈 여행을 기념해 팍팍 쓴다. 중식당에서 생애 첫 트뤼플과 푸아그라 시식. 감격이 복받쳐 오른다. 럭셔리 크루즈선에 탔다면 들러야만 하는 곳. 바로 로열스위트룸이다. 꿈의 궁전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드림팰리스다. 방안을 한번 둘러보는 데만 해도 10분은 걸린다. 대리석과 고급 원목, 샹들리에로 둘러싸인 방은 1층이 아니다. 테라스 쪽으로 나간다. 바깥으로 시원하게 뚫려있는 테라스에는 어른 10명은 족히 들어갈 것 같은 스위밍 풀과 테이블석이 마련되어 있다. 담쟁이 넝쿨로 장식된 2층 계단을 따라올라가 보면 일광욕을 위한 해변 침대가 겹겹이 비치되어 있다. 역시 돈이 좋다고 로열 스위트룸은 룸이 아닌 개인 저택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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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멀티플렉스 같은 크루즈 선내에는 극장과 콘서트홀도 있다. 조디악 시어터에서는 뮤지컬과 다양한 공연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쇼와 음악, 그리고 댄스의 3박자를 갖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마네킹 같은 8등신 무용수들이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친다. 돌리고 돌리고 보는 사람이 다 정신없을 정도로 빙글빙글 도는데 신기하게 멀쩡하다.

여행 마지막 날. 클럽 문외환들도 들어봤음직한 '주크'라는 유명 클럽에서 비치 파티가 벌어진다. 격렬한 비트와 음악에 맞춰 환호성이 울려펴진다. 몸치인 나는 그저 관찰자로 머무리라 하는 생각이 무색해질 만큼 숙련된 DJ들이 벌이는 댄스파티는 다이내믹하다. 다양한 국적과 인종이 한데 어울리는 광란의 파티는 크루즈 투어의 마지막 밤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마도로스의 첫 번째 크루즈 투어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2박 내내 짜릿했던 경험. 좀 더 넒은 바다를 항해하며 오랜 시간 머무르지 못했던 아쉬움은 남았다. 하지만 맛과 멋, 그리고 흥, 삼박자가 어우러진 크루즈 여행. 진정한 리얼 버라이어티 여행이다.

◆ 문의 = 드림 크루즈 한국사무소

[신윤재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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